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농촌 고령화 시대에 단기간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이 농가에 큰 도움이 돼 왔습니다. <br> <br>그런데 야반도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, 농가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입니다.<br><br>[기자]<br>전남 해남에 있는 쪽파밭입니다. <br> <br>지금쯤 한창 쪽파가자랄 시기인데, 보시는 것처럼 아무것도 심어져 있지 않습니다. <br> <br>일할 사람이 부족해서라고 하는데요. <br> <br>어떤 사정이 있는지, 현장에서 알아보겠습니다.<br> <br>28년 동안 밭농사를 지어온 주기상 씨. <br><br>두 달 전 군청에서 필리핀에서 온 계절 근로자 7명을 배정받았습니다. <br><br>농번기에 인건비가 싼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. <br> <br>일손이 생겼다는 안심도 잠시, 7명이 한 달 만에 모두 달아났습니다. <br> <br>[주기상 / 전남 해남군] <br>"갑자기 수확 앞두고 그날 사라지는 바람에. 다른 지역에서 사람 데려와서. 그러다 보니까 인건비가 많이 들고요." <br><br>해남군에서는 올해 입국한 계절근로자 86명 중 51명이 도망갔습니다. <br><br>[전남 해남군청 관계자] <br>"돈 많이 주는 쪽으로 이탈하는 편이죠. 이탈자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법무부에서 하다 보니까…." <br><br>올해 상반기에만 발생한 이탈자는 300명으로, 계약된 농가를 몰래 벗어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. <br> <br>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한 방역 때문에 559명이 입국했는데, 3백 명 넘게 이탈했습니다. <br><br>계절근로자의 하루 일당은 7만 원 정도인데, 2배 더 주는 건설 현장이나 공장으로 옮겨가는 걸로 추정됩니다. <br> <br>농가에는 인력 공백으로 인한 피해만 있는 게 아닙니다. <br> <br>큰 돈 들여서 고친 외국인 근로자 숙소 건물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. <br> <br>[한동석 / 전남 고창군] <br>"냉난방이 되고 샤워 시설이 완비된 그런 건축물을 요구해서 몇 천만 원 들죠. 그렇게 딱 해놨는데 이렇게 가버리니까 우리로서는 황당하고, 힘들죠. 난감하고."<br><br>야반도주 사례가 잇따르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탈 방지 장치까지 마련했습니다. <br> <br>[A 씨 / 외국인 계절근로자] <br>"입국하기 전 계약서에 서명했는데 무단이탈하면 본국에 있는 가족이 (본국 지방정부에) 벌금을 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." <br> <br>무단 이탈의 이유로는 현지 브로커가 지목됩니다.<br><br>[한동석 / 전남 고창군] <br>"국내에 들어오기 위해서 모집책 일명 브로커라고 하는데 그 사람들한테 1인당 800만 원에서 1천만 원을 주고 왔다고 그 사람들이 주장해요." <br><br>브로커가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에,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농장을 이탈한다는 겁니다. <br> <br>현재는 개별 지자체가 해외 지방정부와 협의해 계절근로자를 모집하는 상황. <br> <br>전문가들은 현지 브로커의 개입을 차단하려면 중앙 정부의 관리 감독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. <br> <br>[이혜경 / 배재대 행정학 명예교수] <br>"외국인 근로자를 선발하고 데리고 오고 하는 일은 중앙정부가 국가 대 국가 차원으로 MOU(양해각서)를 맺어서 국가 간의 일로 중앙정부가 해달라 하는 게 가장 급한 일이에요." <br> <br>계절근로자의 이탈 방지 대책이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. <br><br>PD : 김남준 장동하<br /><br /><br />정다은 기자 dec@ichannela.com